합천군, 야로 등골제철유적 발굴조사 현장 공개

정충근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4 12: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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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조선시대 산사철(山砂鐵) 선광지 확인, 제철연구 중요 단서 확보
▲ 합천군, 야로 등골제철유적 발굴조사 현장 공개

[뉴스앤톡] 합천군은 11월 3일 야로면에 위치한 합천 야로 등골제철유적 발굴조사 현장에서 지역 주민과 연구자를 대상으로 그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 ‘2026년 역사문화권 중요유적 발굴조사’ 사업으로 국‧도비를 지원받아 진행됐으며, 합천군의 의뢰로 (재)삼강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종규)이 수행했다. 발굴조사 결과 조선시대 제철로 4기, 선광지 2기, 폐기장 1기, 수혈유구 8기, 구상유구가 확인됐다.

합천군은 관내 중요 비지정유산인 야로면 제철유적과 관련하여 2023년 정밀지표조사와 2024년 시굴조사를 통해 노적 및 제철 관련 유구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등골 제철유적의 성격과 구조 등 기초 학술자료를 확보했으며, 체계적인 보존‧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제철로는 제련 공정(1호, 용광로에 광석 및 사철을 넣고 녹여 금속을 분리․추출‧정제하는 공정)과 정련단야 공정(2‧3호, 철 소재를 두드려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위한 노(爐)로 추정된다. 1호 제련로는 평면 형태가 장방형인 상형로(箱形爐, 상자형 제철로)이며, 노의 남쪽에는 제련 과정에서 생성된 다량의 유출재(노 밖으로 배출된 쇠찌꺼기)와 노벽편(화로 등 불을 사용하는 시설의 벽체가 깨져 떨어져 나온 조각)이 폐기된 4호 폐기장이 인접해 있다. 2호와 3호는 석조형 정련단야로로, 현재 하부 구조만 남아 있다.

선광지(選鑛址, 채굴한 광석 및 사철에서 광물과 불순물을 가려내는 작업을 하던 장소)는 평면 형태가 장방형이며, 6호 선광지와 7호 선광지를 5호 구상유구가 연결하는 구조이다. 선광지 내부의 흙을 전량 물체질한 결과 산사철(山砂鐵, 산의 모래‧자갈 등이 섞여 철 성분이 풍부한 광물)이 확인됐는데, 이는 국내 산사철 선광지로는 첫 사례다. 조사구역 내에서 채광된 산사철은 제련 공정을 통해 괴련철(제련 과정을 거쳐 뽑아낸 철로, 불순물이 많이 남아 있는 잡쇠덩이)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폐기장은 1호 제련로 남쪽의 자연 경사면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곳에서는 다양한 철재(鐵滓, 쇠찌꺼기)와 노벽편이 수습됐다. 철재는 유동성이 좋은 유출재가 가장 많았고, 부유철재와 철괴형 철재 등도 확인됐다. 또한 노벽편과 함께 소구경 송풍구(바람을 보내는 구멍)가 수습돼 조선시대 상형로의 송풍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헌자료에 따르면 야로면의 철 생산은 심묘리(心妙里, 지금의 합천군 야로면 및 묘산면 일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15세기 중엽에 가장 활발했다가 19세기 후반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문헌 기록상 적어도 1452년부터 1674년까지, 즉 임진왜란을 전후한 200여 년 이상 철을 생산한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번 발굴조사에서 조업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백자 대접이 출토돼, 늦어도 17세기까지는 선광과 제련 조업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합천 야로지역 일원의 조선시대 제철 유적과 당시 사람들의 제철기술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현장 공개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유적의 가치를 공유하고, 보존 관리의 당위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유적의 가치를 지켜갈 수 있도록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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