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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키비주얼 |
[뉴스앤톡]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는 2026년 11월 5일부터 2027년 3월 28일까지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하늘의 잔물결을 따라 - 달, 메아리, 모기, 그리고 밈》 전시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Hyundai Translocal Series)’의 일환으로, 백남준아트센터와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이 2024년부터 이어온 초지역적 예술 협업의 결실이다. 양 기관의 큐레이터와 참여 작가는 서로의 도시를 방문하여 현지의 문화와 역사, 언어와 예술, 이민의 역사를 살피고, 사전 포럼을 통해 공동 연구를 심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참여 작가들은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의 만남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관계와 가능성을 탐색하는 커미션 신작을 제작했다. 이들의 작업은 장소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만들며 초지역성(translocality)의 의미를 생성한다.
이 전시는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과 함께 개최한다. 《Hyundai Translocal Series: Via Satellite – Dialogues with Nam June Paik》라는 제목으로 2026년 11월 28일부터 2027년 4월 18일까지 열린다. 두 미술관은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된 커미션 작품을 각 미술관의 전시 공간과 맥락에 맞게 선보인다. 하나의 공동 연구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어떻게 새로운 의미와 관계를 형성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전시 개막에 앞서 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관장과 피나코테카 미술관 요헨 볼츠 관장은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실험을 오늘의 현실로 이어가는‘연결’의 프로젝트로, 서로 다른 장소와 문화를 잇고 타자를 이해하는 소통과 연대의 장이자 네 명의 큐레이터와 네 명의 작가가 함께 만들어 가는 협업의 실험이기도 하다. 백남준의 하늘길이 만나는 이번 전시는 그의 20주기를 더욱 뜻깊게 한다"고 밝혔다.
참여 작가 제인 진 카이젠은 순환적 시간의 상징인 달을 매개로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권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하나의 세계로 연결한다. 달의 인력으로 발생하는 조수와 해류에 주목하며,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영역까지 이어지는 자연의 힘을 통해 장소와 시간, 문화가 끊임없이 교차하는 세계를 상상한다. 농인의 경험을 통해 소통의 본질과 복잡성을 탐구하는 김 크리스틴 선에게 ‘메아리’는 감각과 경험이 번역과 재해석을 거쳐 전달되는 일련의 소통 과정이다.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장에서 대형 벽화로 선보이는 이번 신작은 작가의 ‘마음’ 연작으로 단단하고 검은 덩어리로 표현된 두 개의 ‘마음’이 서로 맞닿는 모습을 그린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의 만남에서 발생하는 무게와 긴장, 그리고 접촉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을 드러낸다.
비비안 카쿠리는 소리와 기술, 권력, 일상적 인프라의 관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구조를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모기와 인간의 관계를 통해 유럽 식민자들이 열대 자연을 통제하려 했던 역사를 되짚고,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기술적 개입에 내재한 식민주의적 시선을 드러낸다. 이번 신작은 덩굴처럼 늘어진 케이블, 붉은 시멘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웅웅거림, 다양한 상징을 담은 대형 자수가 어우러진 환경을 통해 관객이 이러한 역사와 구조를 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한다.
비아히츠는 언어와 디지털 기술, 이미지와 사운드, 인터넷 문화 등 다양한 매체들로 작업한다. 특히 흑인 공동체가 인터넷 밈을 통해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하고 공유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관심을 디지털 공간에서 브라질 삼바의 문화적 맥락으로 확장해, 삼바의 음악과 춤에 깃든 흑인 문화의 흔적을 추적하고, 신체 표현에 담긴 영적 정화와 치유의 의미를 살핀다.
백남준아트센터와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은 지구 반대편에 자리하며, 두 도시는 12시간의 시차를 두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통신 기술은 두 도시를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백남준은 1984년부터 파리, 뉴욕, 서울, 도쿄 등 세계 여러 도시를 연결하는 세 차례의 위성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이를 통해 물리적 거리를 넘어 서로 다른 시간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장을 열었다.
이러한 시도는 각 지역이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트랜스로컬(translocal)’, 즉 초지역성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의 위성 프로젝트는 도시 간의 연결을 통해 초지역적 관계를 실험한 선구적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백남준의 예술 실천을 단초로 서로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는 네 명의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을 좇으며, 지역과 문화의 차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인연과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백남준이 위성 프로젝트를 통해 제시한 연결의 의미를 오늘날 초연결 사회에서 다시 되새기며, 여전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단절은 무엇인지. 기술이 허물지 못한 경계와 새롭게 생겨난 장벽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네 명의 작가는 각자의 예술적 실천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응답하며, 서로 다른 존재와 세계가 관계 맺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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